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111. 칩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7-28   조회수 : 9142

111. 칩다

 

‘칩다’는 ‘원래 있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다.’를 기본의미로 하여, ‘청소하거나 정리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치우다’에 대응한다. ‘칩다’ 대신에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치우다’도 쓰이는데, ‘칩다’는 ‘칩고, 칩지, 칩나’처럼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하고만 연결된다는 점이 다르다.

 

①어듸 가나 벌기는 사름 로, 칩는 사름 로 잇나.(어디 가나 벌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

②경 칩기가 어려우냐?(그렇게 치우기가 어려우냐?)

③아픈 사름 누운 방은 안 칩나.(아픈 사람 누운 방은 안 치운다.)

④아마 상여 칩지 아년 그냥 실 거라.(아마 상여 치우지 않아 그냥 있을 거야.)

 

예문 ①은 갖가지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로, ‘어디 가나 벌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뜻이다. 곧 사람이 많다 보면 별의별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벌기다’는 ‘물건이나 일을 늘어놓거나 베풀어 놓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벌이다’에 대응하며, ‘로’는 표준어 ‘따로’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치우지 아니할 때 하는 나무람으로, ‘그렇게 치우기가 어려우냐?’ 하는 뜻이다. ‘칩기’는 ‘칩다’의 어간에 명사형 어미 ‘-기’가 붙어서 된 말이다.

예문 ③은 모든 일에 깔끔을 떨어 환자의 방을 치우겠다는 사람에게 하는 말로, ‘아픈 사람 누운 방은 안 치운다.’ 하는 뜻이다. 사실 아픈 사람이 누워 있는 방을 치우려면 환자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니 불편할뿐더러 환경이 바뀜으로써 어떤 위급한 상황이 일어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아픈 사람이 누워 있는 방을 깨끗하게 치우지는 않는다. ‘칩나’의 ‘-나’는 받침이 있는 용언의 어간에 연결되어서, 그 동작이나 상태를 직접 지정하여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표준어 ‘-ㄴ다’ 또는 ‘-는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지금도 상여를 보관하고 있느냐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아마 상여 치우지 않아 그냥 있을 거야.’ 하는 뜻이다. 이제는 곳곳에 장례식장이 마련되어서 ‘상여’를 쓸 일이 뜸하고, 상여 쓸 일이 뜸하니 잘 보관할 필요성 또한 없다.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상여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 상여에는 ‘지붕 모양으로 꾸며 둘러치는 꽃이나 수놓은 천’인 ‘화단’을 두르기도 하는데, 이때 ‘화단’은 표준어 ‘보장’에 해당한다. ‘상여’는 ‘상기, 상장틀, 상여, 상예, 생예, 생이, 헹상’이라 한다.

목록

이전글
112. 그늘캐
다음글
110. 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