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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방장대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6-16   조회수 : 10053

105. 방장대

 

‘방장대’는 상제가 짚는 지팡이를 말하는데, 표준어 ‘상장(喪杖)’에 대응한다. 달리 ‘상장대, 상죽대’라 한다. ‘방장대’의 ‘방장’은 한자어 ‘방장(方杖)’이기 때문에 어머니 상 때 짚는 오동나무 지팡이를 말하며, ‘상죽대’의 ‘상죽’은 한자어 ‘상죽(喪竹)’으로, 아버지 상에 짚는 대나무 지팡이다. ‘상장대’는 ‘상장+대’ 구성으로 ‘대’가 덧붙은 것에 불과하다.

 

①아방 죽으민 일곱 작 왕대 막뎅일 지프곡, 어멍은 죽으민 속 구린 머귀낭 방장대 지프곡.(아버지 죽으면 일곱 마디 왕대 막대를 짚고, 어머니는 죽으면 속 궁근 머귀나무 상장 짚고.)

②상나민 상제덜 들렁 사는 건 방장대. 남자 죽으민 왕대로 작작 허곡. 여는 죽으민 머구낭으로 허주게. 머구낭은 고망 라지주게, 머구낭은 고망이 이서. 그 고망 모냥으로 어멍은 항상 아기 걱정을 허난 고냥 난 거. 아방은 문득문득 왕대 작 모냥으로 셍각다 허영 대낭 모냥으로 작작 허듯 왕대로 허곡.(초상나면 상제들 들고 서는 건 상장. 남자 죽으면 왕대로 마디마디 하고. 여자는 죽으면 머귀나무로 하지. 머귀나무는 구멍 뚫어져 있지, 머귀나무는 구멍이 있어. 그 구멍 모양으로 어머니는 항상 아기 걱정을 하니 구멍이 난 거. 아버지는 문득문득 왕대 마디 모양으로 생각한다 해서 대나무 모양으로 마디마디 하듯 왕대로 하고.)

③머귀낭은 덩치로 끗겡이장 그자 속이 구리난 어머니 셍각은 잊히질 아녀쿠다 연에 머귀낭 방장대 지프는 거.(머귀나무는 둥치로 끄트머리까지 그저 속이 궁그니 어머니 생각을 잊지 않겠습니다 해서 머귀나무 상장 짚는 거.)

 

예문 ①은 상장(喪杖)이 무엇이냐 하는 물음에 답한 내용으로, ‘아버지 죽으면 일곱 마디 왕대 막대를 짚고, 어머니는 죽으면 속 궁근 머귀나무 상장 짚고.’ 하는 뜻이다. 곧 아버지는 대나무 상장, 어머니는 머귀나무 상장을 짚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작’은 표준어 ‘마디’, ‘지프다’는 ‘짚다’, ‘구리다’는 ‘궁글다(속이 들떠서 비다.)’에 대응하는 어휘들이다.

예문 ②는 ‘초상나면 상제들 들고 서는 건 상장. 남자 죽으면 왕대로 마디마디 하고. 여자는 죽으면 머귀나무로 하지. 머귀나무는 구멍 뚫어져 있지, 머귀나무는 구멍이 있어. 그 구멍 모양으로 어머니는 항상 아기 걱정을 하니 구멍이 난 거. 아버지는 문득문득 왕대 마디 모양으로 생각한다 해서 대나무 모양으로 마디마디 하듯 왕대로 하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상나다’는 표준어 ‘초상나다’, ‘들르다’는 ‘들다[擧]’, ‘머구낭’은 ‘머귀나무’, ‘고망’과 ‘고냥’은 ‘구멍’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어머니 상에 ‘머귀나무’ 상장을 짚는 까닭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머귀나무는 둥치로 끄트머리까지 그저 속이 궁그니 어머니 생각을 잊지 않겠습니다 해서 머귀나무 상장 짚는 거.’라는 뜻이다. 여기서 ‘머귀낭’은 표준어 ‘머귀나무’, ‘덩치’는 ‘둥치’, ‘끗겡이’는 ‘끄트머리’에 대응하는 어휘들이다.

예문 ①, ②, ③으로 볼 때 아버지 상에는 대나무 상장, 어머니 상에는 머귀나무 상장을 짚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기≫(15권)에는 “저장((苴杖-아버지 상에 짚는 대지팡이)에는 대나무, 삭장(削杖-어머니 상에 짚는 오동나무 지팡이)에는 오동나무”라 하였고, ≪증보사례편람≫(4권 성복)에서는 “참최(斬衰)에는 대나무를 쓰고 높이는 가슴과 가지런하게 하고 밑둥을 아래쪽으로 가게 한다. 자최(齊衰)에는 오동나무로 한다. 깎아 아래를 모나게 하여 땅의 모양을 본 뜬다. 오동나무가 없으면 버드나무를 쓴다.” 하였다.

한편 ≪가례언해≫(권6)에서는, “참최에 저장은 대나무이다. 아버지를 위해서다. 지팡이로 대나무를 쓰는 것은 아버지가 자식의 하늘이요, 대나무가 둥그니 또한 하늘을 형상함이요, 내외에 마디가 있으니 아들이 아버지를 위하여 또한 내외에 슬픔이 있음을 형상화함이고, 또 사철을 통하여 변하지 아니하니 아들이 아버지를 위함이요 또한 추위와 더위를 지나되 바꾸지 아니하니 곧 대나무를 쓰는 것이다.” 또 “재최에 삭장은 오동나무이니 어머니를 위해서다. ≪삼가례≫에서 말하는 ‘동(桐)’은 같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내심 비통함이 아버지와 같음을 취한 것이다. 밖의 마디가 없음은 집안의 두 어른이 없음을 형상화하여 밖으로 하늘에 복종하고 깎아 아래로 하여금 방정하게 함은 어머니가 땅에 형상을 취한 것”이라 하였다.

예문 ①, ②, ③과 문헌 내용을 비교할 때, 아버지 상 때 대나무 상장을 짚는 것은 같으나 어머니 상에는 오동나무와 머귀나무로 갈리고 있어 차이를 보인다.

≪월인석보≫(7:54)의 “梧桐 머귀니(오동나무는 머귀나무니)” 하는 내용이나 ≪훈몽자회≫, ≪천자문≫ 등에서 “梧 머귀 오, 桐 머귀 동”으로 읽고 있는 것으로 보면 ‘오동나무’와 ‘머귀나무’는 동의어이다. 1947년 한글학회의 ≪큰사전≫에서도 ‘오동나무’와 ‘머귀나무’를 같은 종류로 설명하고 있다. 한 나무에 두 개의 이름 ‘오동나무’와 ‘머귀나무’는 1937년이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937년 정태현(鄭台鉉) 등의 ≪조선식물향명집≫에 이르러서야 현삼과의 ‘오동나무’, 운향과의 ‘머귀나무’로 구분하여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머귀나무’는 제주어 ‘머귀낭’이 ‘머귀나무’가 되어 식물 이름이 된 경우다. ≪한국식물도감≫(정태현, 1956)에 따르면, ‘머귀낭’이 ‘머귀나무’처럼 제주어 ‘~낭(남)’이 ‘~나무’로 바뀌어 나무 이름이 된 식물은 50여 종이나 된다(구상낭→구상나무, 녹낭→녹나무, 실거리낭→실거리나무, 중대가리낭→중대가리나무 등등).

제주도에 오동나무가 없음은 이형상(李衡祥) 목사의 ≪남환박물≫(誌木)에서 확인된다. 곧 “무환자나무, 겨울동백, 봄동백, 측백나무, 가죽나무, 뽕나무, 옻나무와 이름 모르는 늘푸른나무는 아주 많으나 홰나무, 오동나무, 수양버들은 없다.”라 하였다. 제주도에는 ‘오동나무’가 없기 때문에 오동나무를 뜻하는 ‘머귀나무(1)’를 가시가 있는 운향과의 ‘머귀나무(2)’로 알고 어머니 상 때 오동나무를 뜻하는 ‘머귀나무(1)’를 ‘머귀나무(2)’로 알고 지팡이로 쓰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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