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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두물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4-21   조회수 : 9612

97. 두물이

 

‘두물이’는 ‘배지 아니하고 드물게.’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로 대역할 때는 ‘드물게’ 정도가 될 것이다. ‘두물이’는 ‘두물[稀]-+-이’ 구성으로, ‘-이’는 부사화 접미사이다. 물론 ‘두물다’는 표준어 ‘드물다’에 대응하며, ‘두물이’는 문헌 어휘 ‘드무리’와 관련이 깊다.

 

①고친 두물이 싱거사 좋아. 경 헤사 고치가 커.(고추는 드물게 심어야 좋아. 그렇게 해야 고추가 커.)

②다 멩지 저고리난게 광목 저고리 입은 어른은 두물이 봐져.(다 명주 저고리니까 광목 저고리 입은 어른은 드물게 보여.)

③멘네는 나믄 소까사. 두물이 나사 좋지 이믄 낭만 우터레 나불곡 레가 엇어.(목화는 나면 솎아야. 드물게 나야 좋지 배면 줄기만 위로 나버려서 다래가 없어.)

④콩씨는 꼼 두물이 삐어.(콩은 조금 드물게 뿌려.)

 

예문 ①은 요즘처럼 고추 모종을 심을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고추는 드물게 심어야 좋아. 그렇게 해야 고추가 커.’ 하는 뜻이다. 곧 고추 모종은 드물게 심어야 고추가 크게 달린다는 것이다. 고추의 입장에서도 제 영역이 넓어야 그 넓이에 맞게 고추를 키우게 마련. 고추를 ‘게(배게)’ 심으면 그 공간이 좁아져서 고추 또한 작게 달린다는 것이다. 여기서 ‘싱그다’는 표준어 ‘심다[植]’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전통 한복을 이야기할 때 듣게 되는 말로, ‘다 명주 저고리니까 광목 저고리 입은 어른은 드물게 보여.’ 하는 뜻이다. 어른들 대부분을 명주로 지은 저고리를 입는데, 가끔 광목으로 저고리를 만들어서 입는 어른이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멩지’는 표준어 ‘명주(明紬)’를 말한다. ‘멩지’는 광목보다 손질이 까다로운 편이기는 하지만 어른들의 주된 옷감으로 광목보다는 ‘멩지’를 선호했다.

예문 ③은 목화 농사를 조사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목화는 나면 솎아야. 드물게 나야 좋지 배면 줄기만 위로 나버려서 다래가 없어.’ 하는 뜻이다. 곧 목화는 솎아서 ‘방(일정한 공간으로 띄어 간격을 벌이는 일)’을 알맞게 조절해 주어야 적당한 크기로 자라고, 목화 열매인 ‘레(다래)’도 많이 달린다는 말이다. 여기서 ‘소끄다’는 표준어 ‘솎다’, ‘다’는 표준어 ‘배다’에 대응한다. ‘낭만 우터레 나불곡’은 ‘줄기만 위로 나버리고’ 하는 의미로, 결국 목화는 도장지(徒長枝)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레'는 ‘다래’를 말한다. 

예문 ④도 콩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로, 콩을 파종할 때 ‘콩은 조금 드물게 뿌려.’ 하는 뜻이다. 곧 ‘콩씨’를 뿌릴 때는 조금 드물게 뿌린다는 말이다. 여기서 ‘콩씨’는 ‘콩 농사를 짓기 위하여 밭에 뿌리는 콩의 씨앗’을 말한다. 콩을 씨앗으로 쓰려면 ‘착콩’인 콩짜개는 골라내야 한다. 온전한 콩 알맹이로만 씨앗으로 사용하고, ‘콩씨’도 드물게 뿌리는 것이다. '꼼'은 '조금'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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