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93. 름코지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3-24   조회수 : 10194

93. 름코지

 

‘름코지’는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몹시 받는 곳’이란 뜻으로, 표준어 ‘바람받이’에 해당한다. ‘름코지’는 ‘름[風]+코지[串]’ 구성으로, ‘코지’는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뻗어나가 있는 육지의 한 부분’을 말한다. 제주시 산지천 부근의 ‘졸락코지’, 성산읍 신양리 ‘섭지코지’는 그 대표다.

 

①이듼 름코지난 놀불민 볼침엇어마씸.(여기는 바람받이니 ‘놀불면’ 볼품없어요.)

②바당 바레여지는 집은 다 름코지.(바다 보이는 집은 다 바람받이.)

③돗통이 름코지에 시믄 뱃겻듸로, 두로 강 가멩이로 막아주곡 허주.(돼지우리가 바람받이에 있으면 바깥으로, 뒤로 가서 가마니로 막아주고 하지.)

④름코지레만 나가젠 말앙 이 름의지더레 들어오라게.(바람받이로만 나가려고 말아서 이 ‘바람의지’로 들어오너라.)

 

예문 ①은 해안가 마을 조사에서 들을 수 있는 말로, ‘여기는 바람받이니 ‘놀불면’ 볼품없어요.’ 하는 뜻이다. 큰바람이 불어서 파도치게 되면 마을 전체가 볼품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집안으로까지 물보라가 들이치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고, 농작물에도 피해를 준다. 유리문을 보호하기 위해 새시로 된 덧문을 달기도 한다. 여기서 ‘놀불다’는 ‘모진 바람이 일어나 너울이 생기다.’는 뜻이며, ‘놀’은 ‘바다에 이는 큰 물결’을 말한다. 또 ‘볼침엇다’는 표준어 ‘볼품없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도 바닷가에 위치한 집에 대한 이야기로, ‘바다 보이는 집은 다 바람받이.’ 하는 뜻이다. 바람이 없을 때는 집 앞이 훤히 트여 시원하지만 바람이 일게 되면 바닷물이 들이쳐 문을 열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좋다가도 나쁘고, 나쁘다가도 좋고.” 하는 게 세상 이치다. 여기서 ‘바레여지다’는 ‘보이다’는 뜻이다.

예문 ③은 돼지우리에 대한 설명으로, ‘돼지우리가 바람받이에 있으면 바깥으로, 뒤로 가서 가마니로 막아주고 하지.’ 하는 뜻이다. 돼지우리는 부춛돌(돌로 된 것으로, ‘드딀팡, 드들팡, 지들팡’이라 한다.)이나 부출(나무로 된 것으로, ‘남리’라 한다.)⋅‘돗집(우리 안에 보릿짚 따위를 깔고 돼지가 눈비를 피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막)’⋅‘돗도고리(돼지에게 먹이는 주는, 돌로 만든 그릇)’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돼지가 잠자는 ‘돗집’은 돌을 쌓아 만든 막이기 때문에 ‘담고망(담과 담 사이 구멍)’이 숭숭 생기게 마련이다. 이 ‘담고망’이 바람길이 되니 이 길을 막기 위하여 ‘돗집’ 바깥으로 가마니를 둘러친다는 것이다. 여기서 ‘돗통’은 ‘돼지우리’, ‘시믄’은 ‘있으면’, ‘뱃겻듸로’는 ‘바깥으로’, ‘두로’는 ‘뒤로’, ‘가멩이’는 ‘가마니’를 말한다.

예문 ④는 ‘름코지’의 반의어인 ‘름의지’가 쓰인 경우로, ‘바람받이로만 나가려고 말아서 이 ‘바람의지’로 들어오너라.’ 하는 말이다. 여기서 ‘름의지’란 ‘바람을 맞받지 아니하여 바람이나 눈비 따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이듼 름의지난 비 들이삐지 아년다.” 곧 “여기는 ‘바람의지’니 비 들이치지 않는다.”라 말하며, 비 맞는 사람을 ‘름의지’로 들어올 것을 권유하게 된다.

목록

이전글
94. 실실다
다음글
92. 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