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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허우튿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3-03   조회수 : 9288

90. 허우튿다

 

‘허우튿다’는 ‘거머잡고 마구 쥐어뜯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검뜯다’에 대응한다. 이 ‘허우튿다’는 ‘허우다’와 ‘튿다’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형태로, 각각 표준어 ‘허비다(날카로운 것으로 긁어 파다)’와 ‘뜯다’에 해당한다.

 

①서로 포부떤 허우튿으멍 싸왐서.(서로 맞붙어서 검뜯으며 싸우고 있어.)

②녀 일등으로 올라가젠 허우튿으멍 발차멍 가도  차이라.(먼저 일등으로 올라가려고 검뜯으며 ‘발차며’ 가도 조금 차이다.)

③아명 허여도 문을 아니 아주난 억지로 문을 허우튿언 들어가 본직 강님이 눈물은 한강수가 뒈고 이 읏이 가련게 뒈여시난.(아무리 해도 문을 아니 열어주니 억지로 문을 검뜯어 들어가 본즉 강님이 눈물은 한강수가 되고 한이 없이 가련하게 되었으니.)

 

예문 ①은 들어붙어서 다툴 때 하는 말로, ‘서로 맞붙어서 검뜯으며 싸우고 있어.’ 하는 뜻이다. 이런 경우 ‘허우튿는’ 것은 ‘옷자락’이나 ‘머리카락’ 또는 드러난 살이 그 대상이 된다. 여기서 ‘포부뜨다’는 달리 ‘포부트다’라 하는데, 표준어 ‘맞붙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오름을 누가 먼저 오르느냐? 내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혼자서 바삐 앞질러 나갈 때 하는 말로, ‘먼저 일등으로 올라가려고 검뜯으며 ‘발차며’ 가도 조금 차이다.’ 하는 뜻이다. 아무리 바삐 내달아서 올라간다고 하지만 그 차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녀’는 ‘먼저’, ‘발차다’는 ‘걸을 때 길바닥의 돌부리를 차거나 돌부리에 발이 걸리다.’ 또는 ‘허겁지겁 걷거나 닫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예문에서는 ‘부리나케’ 걷는 것이니 후자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은 표준어 ‘조금’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차사본풀이’에 나오는 구절로, ‘아무리 해도 문을 아니 열어주니 억지로 문을 검뜯어 들어가 본즉 강님의 눈물은 한강수가 되고 한이 없이 가련하게 되었으니.’ 하는 뜻이다. 여기서 ‘아명’은 표준어 ‘아무리’, ‘아주난’은 ‘열어주니’, ‘본직’은 ‘본즉’, ‘이 읏이’는 ‘한이 없이’, ‘뒈여시난’은 ‘되었으니’의 뜻이다.

이 예문 ③은 ‘강님’이 원님이 소집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 ‘염라대왕을 잡아오겠느냐?’, ‘이승의 목숨을 바치겠느냐?’ 하는 벌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 하니, 그만 ‘염라대왕을 잡아오겠다.’고 한다. 나중에야 염라대왕을 잡아오는 일이 이루어질 수 없는 벌이기 때문에 첫 번째 부인을 찾아가 하소연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다. 사실 ‘강님’은 여러 부인을 거느리고 살아서 본처와는 사이가 멀었다. 그러나 어려운 처지에서는 조강지처를 찾아가고, 아내가 성찬을 준비하러 간 사이에 방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그래서 억지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장면이 바로 예문 ③이다. 그러니까 꽉 잠긴 문을 ‘거머잡고 마구 쥐어뜯어서’ 열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눈물범벅이 되어 있는 강님한테, “이게 어떤 일입니까? 죽을 일이나 살 일이나 한마디만 말해 주십시오.” 하니, ‘강님’이 “벌로 저승 가서 염라대왕을 잡아오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부인이 “아이고, 서러운 낭군님아 그만한 소지를 처리 못해서 탄복을 합니까? 그 소지 처리를 내가 할 터이니 염려 말고 진짓상을 받으십시오.” 하니, ‘강님’이 좋아하며 웃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차사본풀이’에서 ‘차사’는 한자어 ‘차사(差使)’이나 ‘사자(使者)’의 의미로 쓰였다. 곧 ‘죽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데려고 간다는 악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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