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연히 제주어의 아름다움을 접하고

너무나 배우고 싶어서 혼자 조금씩 공부해보려고 합니다.

서울 토박이가 제주어에 빠지게 될줄 생각도 못했어요.

아래 예문에 나온 단어들을 전혀 모르겠습니다.

<싹싹 더운디 바티강 검질매당 데싸지젠 햄수광. 맹심 헙써양>

1.싹싹 덥다- 여기서 싹싹은 무슨 뜻인가요

2.데싸지젠 햄수광 -표준어로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고,

  문법적으로 (지젠) 은 어떤 원형에서 변형된 것이며 햄수광은 무슨뜻인가요

3, 헙써양은 하세요~ 라고 해석하면 될까요?

앞으로 혼자 공부하면서 궁금한것들 잔뜩 가지고 올게요 ㅠㅠ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답변>

1. 싹싹: 표준어로 옮기면 '푹푹' 정도가 될 것입니다. 날씨가 찌는 듯이 무더운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싹싹 덥다"는 일종의 관용 표현으로, 이 두 어휘는 잘 어울리어 다닌다고 보면 좋습니다.

"싹싹 더운디 어디 감서?"(푹푹 더운데 어디 가니?)

2. 데싸지젠: 죽으려고의 뜻입니다. '데싸지다'보다는 '뒈싸지다'가 더 많이 쓰입니다. 곧 표준어 '뒈지다'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물론 '뒈싸지다'는 표준어 '뒤집히다'에 대응하는데 이때는 다른 어휘입니다.

그리고 '-지젠'은 '-려고'의 의미를 지닌 어미입니다.

또 '햄수광'은 '헴수광'으로 표기하는 게 더 좋습니다. '하다[爲]'는 '다'나 '허다'로 나타나니 '헴수광'은 '허다'에서 온 말이어서 '햄수광'보다는 '헴수광'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3.'헙써양'은 '하십시오.' 하는 뜻입니다. 우리 국어에 받침 'ㅂ, ㄱ' 다음의 'ㄱ ㄷ ㅂ ㅈ' 등은 된소리로 발음되는 게 원칙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굳이 '된소리' 표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헙써'는 '헙서'로 표기해야 합니다. [갑짜기]로 발음되지만 표기는 '갑자기'로 하는 것과 꼭 같습니다.

또 어미 '-ㅂ서'는 '-ㅂ시오'에 대응합니다. 끝의 '양'은 확인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물어오신 예문은 다음과 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싹싹 더운디 밧듸강 검질메당 뒈싸지젠 헴수강? 멩심헙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