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시록"이란 제주어를 사용하는 식당을 보고 궁금해서 문의드립니다.

"오시록"은 편안하고 따뜻하다는 제주어라고 하는데, 어떤분은 "오시록"이 약간 은밀하고 음지를 뜻하는 단어라고 의견이 분분하네요.

이 단어가 편안하고 따뜻하다는 양지의 의미와 은밀한 음지의 의미가 동시에 있는 단어인가요?

연구소에서 저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세요..

감사합니다.

<답변>

‘오시록’은 ‘오시록허다’처럼 형용사로 쓰이는 어휘입니다.

그 뜻을 사전식으로 풀이하면,

①구석지고도 으슥하다.

②성미가 되바라지지 아니하고 차분하다.

등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너미 오시록헌 디 뎅기기 말라.(너무 으슥한 데 다니지 마라.)”

2) “오시록허난 곱기 좋으켜.(으슥하니까 숨기 좋겠다.)”

3) “오시록헌 듸 꿩세기 난다.(으슥한 데 꿩알 난다.)”

4) “만 보믄 오시록헌 듸가 잇어.(가만 보면 차분한 데가 있어.)”

위 예문은 각각 ①, ②의 의미로 쓰인 경우입니다. 1)~3)의 예문은 ①의 의미로, 4)의 예문은 ②의 뜻으로 쓰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예문 4)는 예문 3)처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는 부정적인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오시록허다’는 사람을 주어로 한 서술어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는 차분한 것 같지만 실속은 다 챙긴다는 의미까지 담겨 있다고 보면 됩니다. 즉,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속담을 연상하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질문하신 것처럼 ‘오시록’이 ‘편안하고 따뜻함’이나 ‘약간 음밀하고 음지’의 뜻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약간 음밀하고 음지’라는 의미로 파악한 것은 ‘오시록허다’가 지닌 ①의 뜻을 확대하여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