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를 보존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주어 위키백과 인큐베이터 프로젝트에서 기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실 제주도에 가본 적은 한 번밖에 없었을만큼, 제주어(제주도 방언)를 잘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개정증보 제주어사전』『표준어로 찾아보는 제주어사전』 외의 여러 논문자료를 참고해가며 글을 써보고는 있지만, 문체가 백과사전인만큼 글을 쓰면서도 몇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를테면, 「-ㄴ다」「-나」그리고「-저」의 경우입니다. 

https://incubator.wikimedia.org/wiki/Wp/jje/사데소리

이 글은 제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글을 일부 번역해온 글입니다. 어미는, 어간에 받침이 있는 경우 「-나」, 없는 경우는 「-ㄴ다」로 통일했습니다만, 과거형과 진행형의 「-ㅅ-」과 「-ㅁ-」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어미로서 「-저」를 붙여두었습니다. 개정증보 제주어사전이나 구술채록 자료에 「-저」에 해당하는 표준어역을 보면 일단 서술체로 대응이 되어 있습니다만, 일단은 非제주어화자인 제가 보기에는 왠지 모르게 구어체처럼 느껴집니다.

이 셋은 모두 동등한 지위로서 쓰일 수 있는 서술체 어미인가요?

사족이 길어지고 장황한 질문이라 죄송합니다.

<답변>

우선 경의를 표합니다.

'-ㄴ다', '-나', '-저'는 모두 '단정'의 뜻으로 쓰이는 종결어미입니다.

우선 '-ㄴ다'는 표준어와 마찬가지로 모음 어간 다음에 연결되며, 표준어로 대역할 때도 '-ㄴ다'로 하면 됩니다.

그러나 어미 '-나'나 '-저'는 제주어 고유 어미입니다.

'-나'는 앞에서 본 '-ㄴ다'와는 상보적 분포를 보이는 어미입니다. 곧 자음 어간 다음에 붙습니다. 표준어로 대역할 때는 '-다(는다)'로 하면 될 겁니다.

어미 '-저' 또한 독특한 어미인데, 선어말어미 '-앗(엇)-'이나 '-암시(엄시)-' 다음에 연결됩니다. 특히 '-앗(엇)-' 다음에는 '-저'로 표기하고, '-암시(엄시)-' 다음에는 '-엄ㅅ(암ㅅ)-'이 되어 'ㅅ+저'가 겹합되어 된소리 '-쩌'로 발음되기 때문에 '-암쩌(엄쩌)'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표준어 대역은 '-고 있다'로 하면 됩니다. 물론 '-앗저(엇저)'는 '-았다(었다)'가 됩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 '-암시(엄시)-' 대신에 '-암ㅅ(엄ㅅ)(ㅅ이 받침으로 내려가 겹받침 'ㅁㅅ'으로 표기합니다. 겹받침 'ㅁㅅ'은 현대 국어에는 없기 때문에 표기되지 않습니다. 이 답변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암ㅅ+저'(2음절)나 '-엄ㅅ+저'(2음절)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이 두 주장은 각각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옳다거나 그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 '방언' 하면 구어체 언어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지적은 옳습니다.

너무 어려운 문제를 지적해 주셔서 시원한 답변이 되지 못한 점 해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제주어에 대한 관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