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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발련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10-21   조회수 : 65

71. 발련

 

‘발련’은 ‘얽혀 맺어지는 인연’이란 뜻을 지닌 어휘로, 한자어 ‘반연(絆緣)’에 대응한다. 반연’은 [바년]으로 발음되나 제주어의 발음은 [발련]이니 발음대로 ‘발련’이라 표기한다.

 

①이 발련 저 발련 알아봐도 원 셍각이 안 남쩌.(이 반연 저 반연 알아봐다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②삼춘, 발련 엇인 사름은 밥도 못 빌어먹쿠다양.(삼촌, 반연 없는 사람은 밥도 못 빌어먹겠습니다요.)

③다 데물림허는 거난 부젠 부제 발련으로 잘살곡, 못사는 사름은 발련 엇언 못살고.(다 대물림하는 거니 부자는 부자 반연으로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반연 없어서 못살고.)

④발련은 요셋말로 고용세습 아닌가마씀?(반연은 요샛말로 고용세습 아닌가요?)

 

예문 ①은 취업과 관련해서 가끔 들을 수 있는 말로, ‘이 반연 저 반연 알아봐도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하는 뜻이다. 온갖 궁리를 하면서 아주 가느다란 인연이라도 찾아보려고 하지만 도무지 ‘반연’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연’이 떠오르지 않은 결과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예문 ②는 승진이나 취업에 떨어진 조카가 새들었던 삼촌한테 하소연하는 말로, ‘삼촌, 반연 없는 사람은 밥도 못 빌어먹겠습니다요.’ 하는 뜻이다. 삼촌은 떨어진 조카한테 새끼줄이나 동아줄, 심지어 고래힘줄을 빗대어 이야기하며, “얘야, 사람이 사는 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란다.”라는 시 구절이 연상되는 말로 설복하려고 하지만 조카는 끝내 울분을 토하며 하는 말이 바로 예문 ②이다. 곧 ‘삼촌, 반연 없는 사람은 밥도 못 빌어먹겠습니다.’ 하는 말이다.

예문 ③은 ‘인간불평등기원설’을 떠올리게 하는 말로, ‘다 대물림하는 거니 부자는 부자 반연으로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반연 없어서 못살고.’ 하는 뜻이다. 곧 부자는 부자 인연으로 부자 친구와 어울리고, 결혼도 부자와 하고, 많은 부를 상속 받았으니 부자로 살아가는 반면, 가난한 사람은 열심히 살아도 부자가 될 기회가 좀처럼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게 ‘끼리끼리’이거나 ‘유유상종(類類相從)’인 셈이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살지, 갈잎을 먹으면 떨어지는 법’이라지만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게 예문 ③이 뜻하는 바라.

예문 ④는 요즘 문제와 관련해서 일부러 만든 예문으로, ‘반연은 요샛말로 고용세습 아닌가요?’ 하는 말이다. 반연 있는 사람은 직위 높은 사람의 백을 동원하여 임시직으로 들어갔다가 빈자리가 나면 얼른 그 자리를 마치 ‘게틀레기(소라게)’처럼 들어가 제자리인 양 차지해 버린다.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허망한 일이고 분노케 하는 일이다. ‘발련’이 곧 생활의 한 방편이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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