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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터럭손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10-07   조회수 : 110

69. 터럭손

 

‘터럭손’은 ‘쓸데없이 놀리는 손’이라는 뜻을 지닌 어휘다. ‘터럭[毛]+손[手]’ 구성으로, ‘터럭이 많이 난 손’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쓸데없이 놀리는 손’의 의미를 갖는다. 뜻을 고려할 때 ‘터럭손’의 ‘터럭’은 ‘쓸데없는’이라는 뜻을 지니게 되는데, 접두사 ‘군-’에 대응하는 셈이다. 곧 ‘터럭손’은 ‘군손’이 되는데, 이 ‘군손’은 국어사전에는 북한어로 올라있다.

 

①그 터럭손 치우라게.(그 군손 치워라.)

②“나도, 나도” 허는 터럭손이 하믄 먹어볼 게 엇어.(“나도, 나도” 하는 군손이 많으면 먹어볼 게 없어.)

③터럭손이 매 버는 손이여.(군손이 매 버는 손이야.)

 

예문 ①은 화투판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말로, ‘그 군손 치워라.’ 하는 뜻이다. 이긴 사람이 패를 다 나누어주고 밑에 있는 화투장을 잘 펴는 것으로 화투는 시작이 된다. 화투장을 내어 먹으려고 하는데, 곁에 있던 사람이 화투 패를 잘 정리한다며 손을 내미는 경우가 있다. 이때가 곧 화투장을 내려는 찰나기 때문에 방해가 되고, 그래서 하는 말이 “그 군손 치워라.” 하는 예문 ①이다. ‘터럭손’이 판이 잘 돌아가려는데 쓸데없이 내민 손이 되고 만 것이다.

예문 ②는 여름철 팽나무 아래서 벌어지는 내기 장면에서 들을 수 있는 말로, ‘나도, 나도 하는 군손이 많으면 먹어볼 게 없어.’ 하는 뜻이다. 곧 수박내기로 장기를 두고, 진 사람이 수박을 산다. 심판이 수박을 사다가 적당하게 자르면 그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함께 나눠 먹는다. 그런데 먹을 때만 되면 어떻게야 알았는지 나타나는 사람도 있어, “나도, 나도” 하며 끼어들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내뱉는 말이 ‘나도 나도 하는 군손이 많으면 먹어볼 게 없어.’ 하는 말이다. 그래도 팽나무 그늘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니 시원한 여름 풍경이매는 틀림없다. 여기서 ‘하믄’은 ‘많으면’ 하는 뜻이다.

예문 ③은 괜한 부지런을 떨다가 일을 그르칠 때 듣는 말로, ‘군손이 매 버는 손이야.’ 하는 말이다. 가만있으면 될 터인데, ‘터럭손’을 잘못 놀려서 그릇을 깨뜨리거나 참기름 병을 엎거나 해서 매를 버는 경우가 있다. 이때 어른들한테서 듣는 말이 예문 ③이다. 여기서 ‘매 벌다’는 ‘매 맞을 일을 하다.’ 뜻으로 쓰이는 관용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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