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67. 갑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9-23   조회수 : 45

67. 갑

 

‘갑[分]’은 여러 가지 뜻을 지닌 어휘다. ‘㉠귤 따위 열매의 속껍질로 따로따로 싸인 낱개, ㉡여자의 긴 머리카락 따위를 몇 개로 나눈 가닥, ㉢바지 따위가 작아 좌우 궁둥짝으로 나누어지는 가름선, ㉣호박 따위에서 세로로 홈이 져서 생긴 선’ 등의 뜻이 그것이다. ‘갑’의 대응 표준어는 없다.

 

①그 귤 두어 갑만 도라, 나도 먹어보게.(그 귤 두어 ‘갑’만 다오, 나도 먹어보자.)

②싀 갑 머리 육 갑에 갈란 상아덜에 메누리 드난 방엣귄덜 나 아니 주랴.(세 가닥 머리 여섯 가닥에 갈라서 큰아들에 며느리 드니 방앗공인들 나 아니 주랴.)

③그 바지, 갑 갈라젼 못 입으키여, 벗이라 강 돌라오게.(그 바지, ‘갑’ 갈라져서 못 입겠어. 벗어라 가서 물러오자.)

④갑 갈라진 호박이 맛은 좋나.(‘갑’ 갈라진 호박이 맛은 좋다.)

 

예문 ①은 귤 특히 5, 6월에 하귤을 먹을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그 귤 두어 ’갑‘만 다오, 나도 먹어보자.’ 하는 뜻이다. 하귤(夏橘)은 여름철에 먹는 귤이어서 붙은 이름인데, 5월까지 따지 않고 놔두면 정말 탱글탱글하게 물이 오르고, 그 껍질을 벗기면 그 낱개 하나하나가 먹음직하게 물이 차 있다. 그런 귤을 먹을 때 곁에 있다가 하는 말이 바로 예문 ①이다. 정말이지 두어 ‘갑’만 먹어도 먹은 간하다.

예문 ②는 맷돌⋅방아 노래의 한 구절로, ‘세 가닥 머리 여섯 가닥에 갈라서 큰아들에 며느리 드니 방앗공인들 나 아니 주랴.’ 하는 뜻이다. ‘세 가닥’의 머리카락을 ‘여섯 가닥’으로 갈랐다는 것은 얹은머리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결국 시집가려고 얹은머리를 했다는 것이다. 또 ‘상아덜’은 ‘큰아들’을 말한다. ‘상-’은 ‘큰, 긴’의 뜻을 지닌 접두사로, ‘상손가락(가운뎃손가락)’, ‘상발가락(두 번째 발가락)’ 등에서 확인된다. ‘방엣귀’는 표준어 ‘방앗공이’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방앗귀, 방잇귀, 뱅잇귀’라 한다. 둥글고 길쭉한 몽둥이인데, 한가운데가 손아귀에 쉬 들 만큼 잘록하게 들어가 있다. 이 공이는 절구에서 쓰인다면 절굿공이가 되며, 이때는 ‘절굿대, 절귀, 절귓대’라 한다. 동일한 물건이 쓰이는 곳이 방아냐 절구냐에 따라 ‘방엣귀’, ‘절귓대’라 달리 부르는 것이다.

예문 ③은 아들딸들이 그렇게 빨리 크는 줄 모르는 것으로, 다른 한편으로 기쁨의 표현이기도 한다. 추석을 맞아 바지를 사다 입혀보고는 하는 말이 바로 예문 ③으로, ‘그 바지, 갑 갈라져 못 입겠어. 벗어라 가서 물러오자.’ 하는 뜻이다. 어머니가 거울이 되기 때문에 “돌아사 보라(돌아서 보아라)” 하는 말 바로 다음에 나오는 예문이며, 기쁨이 아쉬움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 한다. ‘갑 갈라진’ 정도라면 성장한 상태니 옷 또한 본인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서 입어보고 사기 때문에 예문 ③은 이제는 들을 수는 없는 말이다.

예문 ④는 추석 무렵에 들을 수 있는 말로, ‘갑 갈라진 호박이 맛은 좋다.’는 뜻이다. 이런 호박을 채소로 만들어 차례상에 올려도 좋고, 도톰한 갈치를 함께 넣어 갈칫국을 끓여도 좋다. ‘갑 갈라진 호박’이 풍성을 밥상을 마련할 터이니, 요번 추석도 넉넉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좋겠다.

목록

이전글
68. 켑다
다음글
66. 헤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