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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밤고넹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5-06   조회수 : 58

47. 밤고넹이

 

‘밤고넹이’는 ‘밤중에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삐 이르는 말’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다. 또 이 ‘밤고넹이’는 ‘일정한 집에서 살지 않고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표준어 ‘도둑고양이’에 대응한다. ‘밤고넹이’는 ‘밤[夜(야)]+고넹이[猫(묘)]’ 구성이다.

 

①술 먹어지민 밤고넹이처록 밤중만 들어온다.(술 먹게 되면 밤고양이처럼 밤중에만 들어온다.)

②은 아니 자곡 달그락달그락 밤고넹이록 무신거 헴신고?(잠은 아니 자고 달그락달그락 밤고양이처럼 무엇 하고 있는고?)

③먹단 궤기 가시 내놓으믄 내움살 마탕 밤고넹이 뎅긴다.(먹던 물고기 가시 내놓으면 냄새 맡아서 도둑고양이 다닌다.)

 

예문 ①과 ②는 ‘사람’과 관련이 있으니, ‘밤중에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삐 이르는 말’로 쓰인 경우이고, 예문 ③은 ‘일정한 집에서 살지 않고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고양이’인 도둑고양이 뜻으로 쓰였다.

예문 ①은 술 마시고 밤늦게 다니는 사람을 타박하는 말로, ‘술만 먹게 되면 밤고양이처럼 밤중에만 들어온다.’ 하는 뜻이다. 고양이 걸음의 특징은 소리 나지 않게 걷는 데 있다. 그러니 술 마신 것도 미안한 일이지만 밤중에 들어간다는 것 또한 미안한 일. 미안한 마음에 걸음걸이를 조용조용하게 하며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행동도 다반사이니 타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여기서 ‘밤고넹이처록’은 ‘밤고양이처럼’ 하는 뜻으로, ‘-처록’은 ‘서로 견주어 보아 비슷하거나 같음을 나타내는 조사’다. 달리 ‘-록, -처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문 ②는 야참을 준비하는 아이한테 슬며시 다가가 하는 말로, ‘잠은 아니 자고 달그락달그락 밤고양이처럼 무엇 하고 있는고?’ 하는 뜻이다. 이 말을 듣게 되면 놀라기도 하지만 어른 잠을 깨게 했다는 무안함에 뒷머리를 긁게 된다. 그러나 간절했던 야참이니 그 맛은 그만이다. 여기서 ‘무신거’는 표준어 ‘무엇’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③의 ‘밤고넹이’는 ‘도둑고양이’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먹던 물고기 가시를 내놓으면 냄새 맡아서 도둑고양이 다닌다.’ 하는 뜻으로, ‘물고기 가시가 든 음식물 쓰레기를 함부로 밖에 내놓지 마라’ 하는 경계의 말이다. ‘고양이는 물고기를 먹지 않으면 눈이 먼다.’고 한다. 고양이가 그만큼 생선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물고기 가시를 밖에 내놓는다는 것은 비록 살을 발라먹은 가시일망정 생선 냄새가 나기 마련이고, 그러니 도둑고양이는 이를 먹으려고 다닌다는 것이다. 여기서 ‘궤기 가시’는 ‘고기 가시’라는 뜻이지만 ‘물고기 가시’를 말하며, ‘내움살’은 표준어 ‘냄새’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냄살, 냄세’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마트다[嗅(후)]’는 표준어 ‘맡다’, ‘뎅기다’는 표준어 ‘다니다’에 대응하는데, ‘뎅이다, 니다’라 하기도 한다.

결국 ‘밤고넹이’는 사람과 관련 있으면 ‘밤중에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그렇지 않으면 ‘도둑고양이’에 대응하는 어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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