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겡거리

‘겡거리’는 ‘제사나 명절 때 끓여 신위 앞에 올리는 국의 재료’를 말한다. ‘겡거리’로는 생선이나 쇠고기를 즐겨 쓴다.

  ①요번 멩질 때랑 겡거리로 바당궤기 여사키여.(요번 명절 때랑 국거리로 바닷고기 해야겠어.)

  ②바당 쎄연 겡거리 안 나십데다.(바다 세서 국거리 안 났습디다.)

  ③겡거린 옥돔이 좋나. 옥돔 엇어사 쉐궤기주.(국거리는 옥돔이 좋아. 옥돔 없어야 쇠고기지.)

  ④이듼 바당궤기 고단이난에 그런 걸로 겡거리 다 헙니다.(여기는 바닷고기 고장이니까 그런 것으로 국거리 다 합니다.)

예문 ①~④를 통하여 ‘겡거리’로 생선이 즐겨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문 ①은 ‘요번 명절 때랑 국거리로 바닷고기 해야겠어.’는 뜻이고, 예문 ②는 ‘바다가 세서 국거리가 안 났습디다.’라는 말이다. 곧 국거리인 생선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더라는 뜻이다. 예문 ③은 ‘겡거리는 옥돔이 좋아. 옥돔 없어야 쇠고기지.’ 하는 뜻이고, 예문 ④는 ‘여기는 바닷고기 고장이니까 그런 것으로 국거리 다 합니다.’ 하는 뜻이다. 여기서 ‘고단’은 ‘어떤 물건이 많이 나거나 있는 곳’의 의미로, 표준어 ‘고장’에 해당한다. 가파도에서 조사된 예문으로, ‘여기’는 가파도가 된다.

이 ‘겡거리’는 문헌에 ‘ㅅ거리’로 나타난다.

  ○ㅅ거리 후려 먹디 말며[毋嚃羹(무탑갱), 국거리를 후려 먹지 말며](≪내훈≫ 1:3)

‘겡거리’의 문헌 어휘 ‘ㅅ거리’를 감안하면 그 발음은 [겡꺼리]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제사나 명절 때 신위 앞에 올리는 밥이나 국’은 각각 ‘메’와 ‘겡’이라 한다.

  -메 곯작게 거리믄 못 써.(메 골막하게 뜨면 못 써.)

  -메 거리는 사름 보믄 아, 이 집은 누게가 주장이구나 알아져.(메 뜨는 사람 보면 아, 이 집은 누가 주장이구나 알게 되어.)

  -겡은 물장으로 여사 여.(갱은 간장으로 간해야 해.)

  -겡 사발을 펜더레 밀려 두고 그 자리에 숭눙을 놓고 메를 싀 번 똑 똑 똑 거려 놉니다.(갱 사발을 한편에 밀어 두고 그 자리에 숭늉을 놓고 메를 세 번 똑 똑 똑 떠 놓습니다.)

‘메’는 ‘멧밥’, ‘겡’은 ‘거영, 게영, 게영국’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메’ 대신에 ‘멧밥’, ‘겡’ 대신에 ‘거영, 게영, 게영국, 겡국’을 써도 된다.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신위 앞에 올리는 밥: 메, 멧밥

  △ 신위 앞에 올리는 국: 거영, 게영, 게영국, 겡, 겡국

  △ 신위 앞에 올리는 국의 재료: 겡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