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355. 억질로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3-31   조회수 : 106

355. 억질로

 

‘억질로’는 ‘이치나 조건에 맞지 아니하게 강제로’ 또는 ‘무리한 정도로’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억지로’에 해당한다. 이 ‘억질로’는 명사 ‘억질’에 부사화 접미사 ‘-로’가 연결되어 이루어지 어휘로, 달리 ‘어거지로, 억지로’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①가시자왈 억질로 이기젠 말라.(가시덤불 억지로 이기려고 말라.)

②사름 르치는 법은 억질로 르치는 게 아이라.(사람 가르치는 법은 억지로 가르치는 게 아니야.)

③촐은 무꺼 가믄 라 가고, 비 오람직헤 가민 그냥 막 억질로 무꺼. 또 날이나 좋암직허믄 메칠 널엉 내불고.(꼴은 묶어 가면 차차 말라 가고, 비 옴직해 가면 그냥 막 억지로 묶어. 또 날이나 좋암직하면 며칠 널어서 내버리고.)

④실픈 밥은 억질로 못 먹넨 헌다.(싫은 밥은 억지로 못 먹는다고 한다.)

 

예문 ①은 고사리 꺾을 때 가끔 듣는 말로, ‘가시덤불 억지로 이기려고 말라.’ 하는 뜻이다. 힘으로 ‘가시자왈’을 밀고 들어가지 말라는 의미다. ‘가시덤불’이 있는 곳에는 굵직하고 검은 고사리가 자라고 있기 때문에 고사리를 꺾으려는 기쁜 마음에서 막무가내로 몸을 디밀거나 손을 뻗게 된다. 잘못하면 가시에 찔리기도 하는데, 이때 듣는 말이 바로 예문 ①이다. 여기서 ‘가시자왈’은 ‘가시나무의 넝쿨이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수풀’을 뜻하는 말로, 표준어 ‘가시덤불’에 해당한다. 이 ‘가시덤불’은 달리 ‘가시덤발, 가시덤벌, 가시설덕’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②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 가르치는 법은 억지로 가르치는 게 아니야.’ 하는 뜻이다. ‘억질로’ 시키려고 하지 말라는 의미다. 교육학에서 하는 소를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고 안 먹고는 소의 의지에 달린 것이니 ‘억질로’ 물을 먹이려고 하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서 ‘사름’은 표준어 ‘사람’, ‘르치다’는 ‘가르치다’에 해당한다. ‘아이’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어휘로, 표준어 ‘아니’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가을철 ‘촐(꼴)’을 거두어들일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꼴은 묶어 가면 차차 말라 가고, 비 옴직해 가면 그냥 막 억지로 묶어. 또 날이나 좋암직하면 며칠 널어서 내버리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촐’은 마소의 먹이인 ‘꼴’을 말하며, ‘무끄다’는 표준어 ‘묶다’에 해당한다. ‘르다’는 ‘마르다[乾(건)]’에 대응한다. ‘오람직허다’와 ‘좋암직허다’는 ‘오다’와 ‘좋다’ 어간에 ‘~할 만하다(가치)’, ‘~할 듯하다(추측, 짐작)’는 뜻을 지닌 접미사 ‘-람직허다’와 ‘-암직허다’가 연결된 어휘로, 각각 ‘올 듯하다’, ‘좋을 듯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이들 어휘들은 ‘먹음직하다, 믿음직하다’와 같은 구조의 어휘들라 표준어로 제시해도 될 듯하다. ‘메칠’은 ‘며칠’, ‘내불다’는 ‘내버리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밥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한테 억지로 밥을 먹이려고 할 때 하는 말로, ‘싫은 밥은 억지로 못 먹는다고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실픈 맨 맞아도(싫은 매는 맞아도)’라는 말이 더 붙기도 한다. 여기서 ‘실프다’는 ‘싫다’에 해당하며, ‘먹넨’의 ‘-넨’는 ‘-는다고’ 하는 뜻으로 인용격 ‘-엔’이 연결되어 있다.

 

목록

이전글
356. 퍼퍼허다
다음글
354. 나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