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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바찌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9-17   조회수 : 152

327. 바찌다

 

‘바찌다’는 ‘정중하게 드리다.’, ‘세금 따위를 내다.’, ‘공출할 물건으로 농산물 따위를 내놓다.’ 등의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바치다’에 해당한다. 이 ‘바찌다’는 달리 ‘바쭈다’ 또는 표준어 형태와 같은 ‘바치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옛날 영장밧디 강 고적 바찌는 게 돌래떡말에치 마흔 개라.(옛날 장지에 가서 ‘고적’ 바치는 게 도래떡 한 말어치 마흔 개야.)

②어디 아프게 되믄 그디 강 잘못헤수덴 허멍 뭐 바찌고 허민 꼼 낫는 수가 잇고.(어디 아프게 되면 거기 가서 잘못했습니다고 하며 뭐 바치고 하면 조금 낫는 수가 있고.)

③조 허믄 좁로 허여근에 멧 가멩이썩 바찌렌 허곡, 반별로 감저 싱거근에 썰엉 령 감저뻿데기로 바찌렌 허곡.(조 하면 좁쌀로 해서 몇 가마니씩 바치라고 하고, 반별로 고구마 심어 썰어서 말려 절간고구마로 바치라고 하고.)

④수량 부작허믄 사름 먹는 양석지 다 바찌다 보믄 못살아.(수량 부족하면 사람 먹는 양식까지 다 바치다 보면 못살아.)

 

예문 ①은 ‘고적’에 대한 이야기로, ‘옛날 장지에 가서 ‘고적’ 바치는 게 도래떡 한 말어치 마흔 개야.’ 하는 뜻이다. 곧 ‘고적’으로 도래떡 한 말어치를 마련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영장밧’은 장사하여 시신을 묻는 땅을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장지(葬地)’에 해당한다. ‘고적’은 ‘집안에 장사가 났을 때 친척들이 부조로 하는 떡이나 쌀’을 뜻하는데, 주로 메밀가루로 도래떡 한 말어치씩 만들어 갔다. 이제는 도래떡 대신에 돈으로 한다. ‘돌래떡’은 표준어 ‘도래떡’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영험 있는 당에 대한 이야기로, ‘어디 아프게 되면 거기 가서 잘못했습니다고 하며 뭐 바치고 하면 조금 낫는 수가 있고.’ 하는 뜻이다. 곧 당에 찾아가서 인정을 걸며 “잘못했다”고 하면 병이 조금 낫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그디’는 표준어 ‘거기’에 해당하는데 당(堂)을 의미하며, ‘꼼’은 표준어 ‘조금’에 대응한다.

예문 ③과 ④는 공출(供出)에 대한 이야기다.

예문 ③은 가을철 공출에 대한 이야기로, ‘조 하면 좁쌀로 해서 몇 가마니씩 바치라고 하고, 반별로 고구마 심어 썰어서 말려 절간고구마로 바치라고 하고.’ 하는 뜻이다. 가을철 수확이 끝나면 공출로 좁쌀과 절간고구마를 바쳤다는 의미다. 여기서 ‘좁’은 표준어 ‘좁쌀’에 해당하며, ‘멧’은 ‘몇’, ‘가멩이’는 ‘가마니’에 대응한다. ‘감저’는 표준어 ‘고구마’에 해당하는데, 표준어 ‘감자’와는 혼동하기도 한다. 표준어 ‘감자’에 해당하는 방언형은 ‘지슬, 지실’이라 나타나 ‘감저’와 구분된다. ‘싱그다’는 표준어 ‘심다[植(식)]’, ‘리다’는 ‘말리다[乾(건)]’, ‘감저뻿데기’는 ‘절간고구마’에 해당한다.

예문 ④도 공출로 바치는 양식에 대한 이야기로, ‘수량 부족하면 사람 먹는 양식까지 다 바치다 보면 못살아.’ 하는 뜻이다.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서 먹을 식량까지 공출로 다 바치다 보면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부작허다’는 표준어 ‘부족하다’에 해당하며, ‘사름’은 ‘사람’, ‘양석’은 ‘양식(糧食)’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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