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골연곽

‘골연곽’은 ‘두껍고 단단하게 널빤지 모양으로 만든 종이’ 또는 ‘판지의 한쪽 또는 두 장의 판지 사이에 물결 모양으로 골이 진 종이를 붙인 판지’라는 뜻을 지닌다. 전자의 뜻이라면 표준어 ‘판지’에 대응하며, 후자라면 표준어 ‘골판지’에 해당한다.

①그 옛날은 상장 종의로 골연곽을 멘든 거.(그 옛날은 상장 종이로 판지를 만든 거.)

②빳지치기헐 때 골연곽 빳지가 경 불루와. 늘량 이기거든.(딱지치기할 때 판지 놀이딱지가 그렇게 부러워. 늘 이기거든.)

③골연곽, 이젠 널어져신듸 옛날은 귀헤서.(골판지, 이제는 널렸는데 옛날은 귀했어.)

④골연곽으로 허게 쌍 무끄민 름도 안 들어. 뭐 쌀 땐 골연곽이 경 좋아.(골판지로 딴딴하게 싸서 묶으면 바람도 안 들어. 뭐 쌀 때는 골판지가 그렇게 좋아.)

예문 ①은 ‘골연곽’이라는 종이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그 옛날은 상장 종이로 골연곽을 만든 거.’ 하는 뜻이다. 상장으로 쓸 종이는 다른 종이에 비해서 두껍고 단단하다. 그런 종이로 ‘골연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골연곽’은 ‘판지’의 의미로 쓰였다.

예문 ②는 아이 때 딱지치기하던 추억을 이야기한 것으로, ‘딱지치기할 때 판지 놀이딱지가 그렇게 부러워. 늘 이기거든.’ 하는 뜻이다. ‘빳지’는 주로 신문지, 시멘트 포대의 종이, 공책으로 만들어 썼다. 시멘트 포대의 종이로 만든 ‘빳지’는 그런 대로 쓸 만한데, 신문지나 공책으로 만든 것은 부피만 컸지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어, 항상 ‘골연곽’ 딱지에 지고 만다. 그러니 ‘골연곽’으로 만든 ‘빳지’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여기서 ‘빳지치기허다’는 표준어 ‘딱지치기하다’에 해당하며, ‘빳지’는 달리 ‘딱지’ 또는 ‘빳장’이라 하는데, ‘놀이딱지’에 대응한다. ‘늘량’은 달리 ‘느리, 느량, 늘상’이라 하는데, 표준어 ‘늘’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골연곽’의 보급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골연곽, 이제는 널렸는데 옛날은 귀했어.’ 하는 뜻이다. 지금은 ‘골연곽’이 흔한데 예전에는 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기서 ‘널어지다’는 ‘물건이 흔하게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널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물건 포장에 관한 이야기로, ‘골판지로 딴딴하게 싸서 묶으면 바람도 안 들어. 뭐 쌀 때는 골판지가 그렇게 좋아.’ 하는 말이다. 물건을 ‘골연곽’으로 포장하며 그만이라는 것이다. “바람도 안 들어”는 비유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골연곽으로 싸면” ‘바람’은 물론 ‘빗물’도 들지 않을 것이라는, 완전 포장을 의미한다. 집으로 배송되는 물품의 포장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허다’는 ‘헐겁거나 느슨하지 아니하고 아주 튼튼하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딴딴하다’에 해당한다. ‘쌍’은 ‘싸서’, ‘무끄민’은 ‘묶으면’, ‘름’은 ‘바람’, ‘경’은 ‘그렇게’로 대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