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158. 입노프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6-21   조회수 : 51

158. 입노프다

 

‘입노프다’는 ‘입 높다’로, ‘맛있는 음식만을 먹으려고 하는 버릇이 있다.’는 뜻이다. ‘입노프다’는 표준어 ‘입되다’에 대응한다. '입되다' 품사는 형용사로, 한글학회의  ≪큰사전≫이나 이희승의 ≪국어대사전≫ 등에 표제어로 올라 있다.

 

①이젠 살아지는 셍이여, 입노픈 거 보난에.(이젠 살아지는 모양이야, 입된 거 보니까.)

 거 는 건 입노픈 거여게. 입노프민 빨리 죽어진다.(단 거 찾는 건 입된 거야. 입되면 빨리 죽게 된다.)

③입도 노파지는 거라고. 조팝, 보리밥 먹엉도 살아신디. 이젠 밥 아니믄 목 알러레 안 려가난에.(입도 높아지는 거라고. 조밥, 보리밥 먹어서도 살았는데. 이젠 흰밥 아니면 목 아래로 안 내려가니까.)

 

예문 ①은 잘살게 되면 맛있는 것을 먹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할 때 하는 말로, ‘이젠 살아지는 모양이야, 입된 거 보니까.’ 하는 뜻이다. 잘살게 되면 맛난 것을 찾게 되고, 대체적으로 맛난 것들은 돈을 많이 줘야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일단 돈이 있고 봐야 한다. 입 높아지는 것처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여기서 ‘셍’은 한자어 ‘상(相)’에서 온 말로, ‘짐작’이나 ‘추측’을 나타낼 때 쓰는 말로, 표준어 ‘모양’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맛있는 것만 찾는 사람에게 하는 말로, ‘단 거 찾는 건 입된 거야. 입되면 빨리 죽게 된다.’ 하는 뜻이다. 단 것을 많이 먹게 되면 성인병에 걸리기 쉽고, 성인병에 시달리다 보면 결국 빨리 죽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모든 음식을 ‘심심하게’, ‘달지 않게’, ‘거친 음식’으로 먹으려고 애쓴다. 여기서 ‘다’는 표준어 ‘달다[甘]’, ‘다’는 ‘찾다’에 대응하는 어휘이다.

예문 ③은 ‘입노프다’를 ‘입도 노프다’로 띄어서 쓴 경우로, 입맛도 변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곧 ‘입도 높아지는 거라고. 조밥, 보리밥 먹어서도 살았는데. 이젠 흰밥 아니면 목 아래로 안 내려가니까’ 하는 뜻이다. 예전에는 ‘조팝(조밥)’, ‘보리밥’을 먹어서도 살았는데, 이제는 ‘흰밥’만 찾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보기에 따라서 ‘조팝’, ‘보리밥’이 맛없는 음식이고, ‘흰밥’이 맛있는 밥이라는 건 아니다. 거친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니 거친 음식이 ‘입노픈’ 사람들이 찾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 사실 ‘조팝’은 까칠까칠해서 목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고구마를 섞어서 밥을 지었던 것이다. 그러면 조무래기들은 고구마만 파먹고 했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제주도에 유배왔던 이건(李健)도 그의 <제주풍토기>(1628)에서, “가장 괴로운 건 조밥을 먹는 것(最苦者粟飯也-최고자속반야)”이라 했겠는가. 여기서 ‘조팝’은 ‘조밥’, ‘밥’은 ‘흰밥’ 또는 ‘쌀밥’에 해당한다. ‘알러레’는 ‘아래로’ 하는 뜻이며, ‘려가다’는 ‘내려가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목록

이전글
159. 폐락시
다음글
157. 발쎄